2020년 4월 10일 지장재일 법회
불보살의 자비로서 효
佛說父母恩重經 十大 恩
① 懷耽守護恩 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 주는 은혜
② 臨産受苦恩 해산날에 즈음하여 고통을 이기시는 어머니 은혜
③ 生子忘憂恩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④ 咽苦甘恩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이는 은혜
⑤ 廻乾就濕恩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
⑥ 乳哺養育恩 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
⑦ 洗濁不淨恩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⑧ 遠行憶念恩 먼 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
⑨ 爲造惡業恩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짓는 은혜
⑩ 究意憐愍恩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는 은혜
유교(儒敎)의 효를 살펴보면 자식의 입장에서 어른에 대한 헌신과 공경을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불교에서는 효를 단순한 부모와 존경과 공경만이 아닌 인과에 의하여 만들어진 섭리를 통하여 맺어진 관계를 통찰하여 그 근본을 해결함이 그 진정한 ‘효’라 하고 있다.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효자경(孝子經), 대방편불보은경(大方便佛報恩經)”등과 같은 경전(經典)은 부모에 대한 효를 어떻게 행하여야를 설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부모의 자식에 대한 자애(慈愛)를 중점을 두고 그 마음을 보여줌으로써, 이 자애에 대하여 당연히 따르는 것이 보은(報恩)입니다. 즉 어버이의 사랑을 받는 그 보은이 바로 효라고 설명 하는 것입니다.
불교의 효는 자연적(自然的)인 발로이며 상하의 신분적 관계나 지배복종의 관계가 아닌 양쪽 평등한 인간적인 입장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수평(水平)의 도덕(道德)입니다.
효는 연기(緣起)의 법칙(法則), 즉 상의상관(相依相關)의 관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교경전에서는 부모와 자식을 똑같이 미래불(未來佛), 당애불(當來佛)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다시 말해 불교에서 효(孝)란 자식이 부모에 대해 가지는 보은(報恩)이며, 동시에 효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자애(慈愛)와 예경(禮敬)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경전의 효 사상을 만해 한용운 스님께서는 “불교대전”에서“대치품”에 구체적으로 제2절의 ‘친자(親子)’라는 제목 하에 부모에의 효양(孝養), 부모의 은혜(恩惠), 효친(孝親)의 미과(美果), 불효(不孝)의 악과(惡果), 부모의 사랑으로 나누어 밝히고 있고, “한국 불교학”의 저자이신 이지관 스님은 불교의 효 윤리를 재가자의 효와 출가자의 효를 구분하여 재가자의 경우 어버이 생전효도, 사후효도, 그리고 물질적인 감지효(甘旨孝)와 정신적인 안심효(安心孝)등 네 가지로 나누고, 출가자의 경우 선망부모를 위해 지극히 공경하여 그 복을 닦는 것으로 정토에 왕생하는 방법과 육체적 시양(侍養)이 아닌 착실한 수도와 정진으로 진정한 마음의 덕을 쌓아 선망부모를 빛나게 하는 것 등으로 나누어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 부처님께서는 “불설도리천위모설법경(佛說忉利天爲母說法經), 불설대애도반니원경(佛說大愛道般泥洹經), 불설정반왕열반경(佛說淨飯王涅槃經), 불설보살섬자경(佛說菩薩睒子經), 대방편불보은경(大方便佛報恩經), 등에서, 특히 불설정반왕열반경(佛說淨飯王涅槃經)에서는 ‘부왕이신 정반왕의 열반에 따라 내세의 중생들이 흉포하여 부모의 길러준 은혜를 갚지 않고 불효의 일이 많아질 것을 염려하시어, 또 모든 중생을 위한 예법을 정립(定立)하기 위하여 스스로 부왕(父王)의 향로를 직접 들고 상여 앞에 서서 葬地까지 가시었다.’고 하면서 부모의 효가 마음뿐이 아닌 실천에 있음을 같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불교를 출세간(出世間)의 종교(宗敎)로만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는 효와는 다소 관계가 먼 것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해탈(解脫)이나 열반(涅槃)을 궁극의 목적으로 지향하는 출세간적 성향이 세간적인 효와는 다소 거리감을 느끼게 하였을 것입니다만, 우리 불교는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가르침의 종교입니다. 어느 종교보다도 현실생활의 가르침을 중시하는 종교라는 것입니다.
현실에 대한 파악으로 교리가 설파되고 있는 우리 불교에서는 현실생활의 기본 윤리인 효(孝)는 억지로 강요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입니다. 현실 속에서 인간은 홀로 태어날 수도 없으며, 홀로 자랄 수 없이 부모의 양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인과관계와 연기관계에서 볼 때 부모의 은혜를 갚아야 함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말씀인 경전에서는 부처님 스스로 효를 실천 하였다는 내용이 많이 발견되며, 심지는 효가 계율(戒律)로써 이해되고 있기 까지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우리 불교 경전은 부모에 대한 효를 어떻게 행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어 전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부모의 자식에 대한 한량없는 자애와 사랑을 설명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교리에 따라 이러한 은혜에 대하여 자식은 마땅히 행하여야 할 보은(報恩)을 강조하는 것이 바로 우리 불교가 보은으로 효를 구현 하는 특징이 있는 것입니다.
부처는 법당 안에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집에 그리고 내 속에 있는 것입니다. 내 아버지 부처님, 내 어머니 부처님, 내 자식 부처님부터 잘 모시면 그것이 따로 효를 강요 할 것도 없이 바로 효도이고 성불로 나가는 이끌어 주는 튼튼한 동아줄을 잡는 것입니다.
신라 애장왕 때 일입니다.
황룡사에 사는 노스님이 삼랑사에 볼일이 있어 다녀오던 길. 어두컴컴한 눈길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아파하며 웅크리고 있다가 발에 채였습니다. 스님은 불쌍한 마음에 안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어디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괴이한 일이다 싶어 소리를 쫓아가 보니 거지로 보이는 한 여인이 얇은 치마 한 장 걸친 채 천엄사 대문 처마 아래에서 아기의 탯줄을 쥔 채 실신해 있었습니다.
스님은 고양이를 내려놓고 황급히 아기의 탯줄을 끊고 대문을 두들겼습니다. 그러나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두루마기를 벗어 아기를 감싸고 적삼을 벗어 여인을 덮고 몸을 주무르면서 염불을 외웠습니다. 또 여인의 코와 입으로 입김을 불어 넣으며 뺨을 문질렀습니다.
여인의 몸에서 악취가 심하게 났으나 스님은 속옷까지 다 벗어 여인에게 입히고는 염불을 외며 안고 주무르기를 계속했습니다. 다행히 여인의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여인은 벌거숭이 스님을 보자 죄송해 하며 도로 옷을 벗어 주려 했는데 스님은 괜찮다며 아기를 안겨주고는 맨몸으로 눈보라를 뚫고 황룡사로 왔습니다.
몹시 춥고 지친 스님은 일주문을 지나 헛간에 이르자 쓰러져 버렸습니다.
한참을 지나 몸이 녹아서 일어나 보니 거적을 몸에 감은 채 고양이를 안고 있었습니다. 고양이의 온기가 스님 몸을 녹였던 것입니다.
이 일은 곧 서라벌 장안에 퍼졌고 이를 들은 애장왕이 탄복하여 스님을 불러 국사로 봉하였습니다. 이 분이 바로 정수(正秀) 국사입니다. 사람들은 스님을 관세음보살 화현이라 믿었습니다. 큰 스님들의 자비행을 통해서 우리는 일체 중생들과 동체대비의 마음이 널리 펼쳐지고 있음으로 우리는 부모에 대한 간절함을 불교의 거재한 보살도의 큰 실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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