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돈오문(頓悟門)의 종지(宗旨)와 체용(體用)
1)종지와 체용
問 : 此頓悟門은 以何爲宗이며 以何爲旨며 以何爲體며 以何爲用고
答 : 無念으로 爲宗이요 妄心不起로 爲旨며 以淸淨爲體요 以智爲用이니라.
問 : 旣言無念爲宗인댄 未審커라 無念者는 無何念고
答 : 無念者는 無邪念이요 非無正念이니라.
問 : 云何爲邪念이며 云何名正念고
答 : 念有念無 卽名邪念이요 不念有無 卽名正念이며 念善念惡이 名爲邪念이요 不念善惡이 名爲正念이니 乃至苦樂生滅取捨怨親憎愛가 幷名邪念이요 不念苦樂等이 卽名正念이니라.
問 : 云何是正念고
答 : 正念者는 有念菩堤니라
問 : 菩提는 何得否아
答 : 菩提는 不可得이니라
問 : 旣不可得인댄 云何有念菩提오.
答 : 只如菩提는 假立名字라 實不可得이며 亦無前後得者니 爲不可得故로 卽無有念이라 只箇無念이 是名眞念이니 菩提는 無所念일세니라. 無所念者는 卽一切處無心이 是無所念이니 只如上說如許種無念者는 皆是隨事方便으로 假立名字니 皆同一切요 無二無別이니라. 但知一切處에 無心하면 卽是無念也니 得無念時에 自然解脫이니라.
問 : 云何行佛行고
答 : 不行一切行이 卽名佛行이며 亦名正行이며 亦名聖行이니 如前所說 不行有無憎愛等이 是也라. 大律卷五 菩薩品云 一切聖人은 不行於衆生行이오 衆生은 不行如是聖行이니라.
問 : 云何是正見고
答 : 見無所見이 卽名正見이니라.
問 : 云何名見無所見고
答 : 見一切色時에 不起染着이니 不染着者는 不起愛憎心일새 卽名見無所見也니라. 若得見無所見時엔 卽名佛眼이니 更無別眼이니라. 若見一切色時에 起愛憎者는 卽名有所見이니 有所見者는 卽是衆生眼이라 更無別眼作衆生眼이니 乃至 諸根도 亦復如是니라.
"이 돈오문은 무엇으로써 종취(宗趣)를 삼고 무엇으로써 참 뜻(旨)을 삼고 무엇으로써 본체로 삼으며 무엇으로써 작용(用)으로 삼는 것입니까?"
"무념(無念)을 종취로 삼고 망심(妄心)이 일어나지 않음을 참 뜻으로 삼으며 청정(淸淨)을 본체로 삼고 지혜(智慧)로써 작용을 삼느니라."
"무념(無念)으로 종취를 삼는다고 말씀하셨는데 무념이란 어떤 생각이 없는 것입니까?"
"무념이란 삿된 생각이 없음이요 바른 생각이 없다는 것이 아니니라."
"어떤 것이 삿된 생각이며 어떤 것이 바른 생각입니까?"
"있음(有)과 없음(無)을 생각하는 것이 삿된 생각이요 있음과 없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바른 생각이니라. 괴로움[苦]과 즐거움[樂], 나는 것[生]과 없어짐[滅], 취함[取]과 버림[捨], 원망(怨)과 친함(親), 미워함(憎)과 사랑함(愛)을 생각하는 것이 모두 삿된 생각이요, 괴로움과 즐거움 등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바른 생각이니라."
"어떤 것이 바른 생각입니까?"
"바른 생각이란 오직 보리(菩提)만을 생각하는 것이니라."
"보리는 얻을 수 있습니까?"
"보리는 얻을 수 없느니라."
"얻을 수 없는데 어떻게 오직 보리만을 생각합니까?"
"보리는 다만 거짓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라 실지로 얻을 수 없으며 또한 과거에도 미래에도 얻을 수 없으니 얻을 수 없는 까닭에 곧 생각 있음이 없느니라.
오직 이 무념을 진실한 생각이라 하는 것이니 보리는 생각할 바가 없는 것이니라.
생각하는 바가 없다는 것은 곧 일체처(一切處)에 무심해서 생각하는 바가 없음이다. 다만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무념이란 모두가 사안에 따라 방편으로 거짓의 이름을 붙인 것이며 모두가 하나의 본체로서 같음이요 둘도 없고 다름도 없는 것이니라.
다만 일체처에 무심할 줄 알면 이것이 곧 무념이니 무념을 얻을 때에 자연히 해탈하게 되느니라."
"어떻게 하여야 부처님의 행을 하는 것입니까?"
"일체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부처님 행동이라 하며 또 바른 행동이라 하며 또 성스러운 행동이라 함이니,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있음과 없음 미워함과 사랑함 등을 행하지 않는 것이니라.
[대율]5권 보살품에서 이르기를 '일체 성인들은 중생의 행동을 행하지 않고 중생들은 이와 같은 성인의 행동을 행하지 않는다'고 하였느니라."
"어떤 것이 바로 보는 것입니까?"
"보는 바 없이 보는 것을 곧 바로 보는 것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보는 바 없이 보는 것이라 합니까?"
"일체 색을 볼 때에 물들거나 집착함을 일으키지 아니함이니, 물들거나 집착하지 아니한다 함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므로 곧 보는 바 없이 본다고 하는 것이니라. 만약 보는 바 없이 보는 것을 얻었을 때 곧 부처님의 눈(佛眼)을 얻는 것이며 이 밖에 다른 눈이란 없느니라. 만약 일체 색을 볼 때에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되면 보는 바가 있다고 하는 것이니 보는 바가 있음이 곧 중생의 눈이며 이밖에 달리 중생의 눈이 있는 것이 아니니라. 뿐만 아니라 다른 오근(五根)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강설≫
일체망념이 다 떨어져서 떨어졌다는 그 생각까지도 떨어진 것이 무념입니다. 다시 말하면 생멸심의 분별망념만 떨어진 것이 아니라 생멸이 아닌 제8 아뢰야식의 미세망념까지 완전히 떨어진 것을 말합니다. 또 망심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제8 아뢰야식의 미세망념까지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말하니 무념과 그 내용이 똑같습니다. 일체망념이 다 떨어져서 무념이 되면 자연히 청정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으므로 청정을 본체로 삼는다는 것이 되지 표현은 달라도 내용은 모두 같은 것입니다. 지혜를 활용으로 한다는 것은 자성이 청정해서 일체가 모두 서지 못하면 아무 것도 없는 단멸뿐인 것 같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일체 만법의 항사묘용이 나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청정은 定으로서 쌍차를 말하고 지혜는 慧로서 쌍조를 말함이니, 본체의 활용이 원융무애하여 차조동시하니 이것을 중도라 하고 돈오라 하고 무념이라 하고 망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선종 정통에서 주장하는 돈오라는 것은 철두철미하게 제8아뢰야 근본 무명까지 완전히 끊어진 무념무심을 말하는 것이지 객진번뇌가 여전 무수한 해오를 돈오라고 하지 않습니다. 대주스님만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선종 정맥의 조사들이 구경무심을 깨친 구경각을 돈오라고 하였지 중간의 해오를 가지고 돈오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해오를 돈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종의 정통 사상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있음과 없음을 생각하지 않음이 중도인 만큼 중도가 바른 생각이라는 것을 자세히 설명한 것입니다.
보리란 자성청정심을 말하며 망념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진여대용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일체 행동을 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체 생멸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니 일체 변견을 다 버려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있고 없음과 미워하고 사랑함에 머물러 있는 것이 중생이고 그것을 떠난 것이 성인이며, 변견을 행함이 중생의 행동이고 중도를 행함이 성인의 행동입니다.
참으로 자성을 바로 깨친 사람은 밝은 거울이 모든 물건을 비칠 때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흰 것을 분명히 비추듯이 그렇게 사물을 대합니다. 그리고 비치기는 비치되 비춘다는 생각이 없어서 사랑하는 생각 미워하는 생각 등 모든 생각이 다 떨어진 것이니 이것을 ‘보는 바 없다’고 합니다. ‘보는 바 없다’고 하여 눈감은 봉사가 앞이 캄캄하여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물건을 천차만별로 분별하더라도 거기에 조금도 마음의 동요가 없어서 일체처에 무심이 됨을 말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생각을 가지고 보면 그것은 생멸변견인 중생의 눈이며, 그런 생각을 떠나서 보면 그것이 중도정견의 부처님 눈입니다.
☞제8아뢰야식 무명업식의 무명(無明)은 뜻 그대로 밝지 못하다는 의미로 밝음이란 마음의 바르고 정직하다는 의미이고 선하다는 것이다. 즉 사심이 없는 욕심에서 자유로운 마음가짐이라 할 것이다. 욕심이 없다면 사람은 성낼일이 없는 것이며, 성냄이 없으면 어리석은 고집을 부릴것이 없어, 사람이 사회에 생활하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조화롭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금 시대는 반려견과의 생활이 사회의 일상화되고 있는데, 이는 반려견이 사람 따르고 생각하기를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더 정을 주고받고 있다.
이러한 것을 본다면 사람의 윤리가 그만큼 혼탁해져 서로 믿음을 상실한 시대라 할것이며, 그 원인이 그 밝음을 잃어버려서, 마음이 인색해지고 애욕의 늪은 깊어져 탐진치 삼독이 우리의 정신을 혼탁하게 하여,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졌기 때문인 것이다. 즉 돈오문의 체란 바로 이러한 삼독의 무명업장이 벗겨졌을 때 완전한 밝은 성품이 드러나고, 그러할 때 바른 지혜와 바른 이치가 명백하여 위없는 해탈이라 하는 것이다.
그 자리는 닦을 것이 없어서 천연그대로 이며, 수행이란 그런 바탕으로 돌아가고자 함인 것이다. 체의 바탕이 된다면, 굳이 성인의 가르침은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염(染)훈습
염훈습의 구조
염법이 상속되는 것은 진여가 인(因)이 되고 무명이 연(緣)이 되어 진여를 훈습하기 때문이다. 이 무명이 진여를 훈습하여 진여로부터 알라야식이 있게 되고 알라야식이 다시 무명을 훈습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무명이 강성해져서 다시 진여를 훈습하여 업식이 성립된다. 이 무명은 업식에 의한 것이므로 업식은 다시 무명을 훈습하여 미혹이 깊어진다. 이렇게 정법과 망법이 서로 훈습하면서 무시무종의 순환고리를 이루는 것이 염훈습의 구조이다.
무명은 진여법이 평등함을 보지 못하고 ‘홀연히’ 망상을 일으키므로 무명이라 이름한다. 능가경에서 “무명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진여에 의지해 일어난다”고 하였으니 무명이란 한 생각의 훈습으로 인해 본래의 밝음이 가려진 것이다. 밝음을 잃으므로 진여가 변해 업식이 된다. 그래서 허망한 마음[妄心]이라 하였다. 이 ‘홀연히’ 일어나는 한 생각[망심]은 아주 미세하여 오직 부처만이 증득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훈습하여 염법을 일으켜 단절되지 않는가? 이른바 진여법에 의하기 때문에 무명이 있고, 무명염법의 인(因)이 있기 때문에 곧 진여를 훈습하며, 훈습하기 때문에 곧 망심이 있게 된다. 망심이 있어서 곧 무명을 훈습하여 진여법을 요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각하여 망념이 일어나 망경계를 나타낸다. 망경계의 염법의 연(緣)이 있기 때문에 곧 망심을 훈습하여 그로 하여금 염착(染着)케 하여 여러 가지 업을 지어서 일체의 신심(身心) 등의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무명(無明)훈습
근본(根本)훈습
근본훈습이란 근본무명이 진여를 훈습하여 생각을 움직이게 하는 것으로서 이것이 곧 업식의 일어남이다. 따라서 근본훈습이 ‘업식을 성립시킨다’함은 무명이 진여에 의해 생겨나 세 가지 미세한 번뇌[三細]와 여섯 가지 거친 번뇌[六麤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총괄적으로 말한 것이다.
첫째는 근본훈습이니, 업식을 성취할 수 있는 뜻이기 때문이요 […]
소기견애(所起見愛)훈습
소기견애훈습이란 미혹된 사견(邪見)과 애착을 일으키는 훈습을 말한다. 분별사식이라 함은 제육식으로서 분별식이라고도 한다. 둘째는 소기견애훈습이니, 분별사식을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망심(妄心)훈습
업식근본(業識根本)훈습
업식이 근본무명을 훈습하여 망념에 의해 형상에 집착함으로써 성문, 연각, 보살이 변역생사(變易生死)의 고통을 받는다. 생사윤회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분단생사(分段生死)는 중생이 일정한 수명[分]과 형상[段]을 취해서 육도를 윤회하는 생사이고, 변역생사(變易生死)는 보살 등이 이전의 거친 몸 대신 미세한 몸으로 바꾸어[變易] 삼계 밖에서 성불할 때까지 받는 생사를 가리킨다. 분단생사의 고통은 벗어났으나 여전히 미세한 번뇌로 인한 고통이 있다.
첫째는 업식근본훈습이니, 아라한(阿羅漢)과 벽지불(辟支佛)과 일체 보살의 생멸고(生滅苦)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요 […]
증장분별사식(增長分別事識)훈습
분별사식이 증장되어 견애(見愛) 무명을 훈습함으로써 분별과 집착으로 인해 업을 짓게 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업계고는 범부들이 받는 분단생사의 고통을 가리킨다.
둘째는 증장분별사식훈습이니, 범부의 업계고(業繫苦)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망경계(妄境界)훈습
증장념(增長念)훈습
업식(業識) 무명이 경계의 훈습력으로 인해 분별사식 가운데 법집분별념(法執分別念)이 증장되는 것을 말한다. 증장념훈습을 지상(智相)과 상속상(相續相)의 증장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법집분별념이란 객관현상[法]을 실체로 알고 집착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증장취(增長取)훈습
사취(四取)의 번뇌장(煩惱障)을 증장하는 것이다. 사취란 삼계 중생이 염오되어 있는 네 가지 번뇌로서 욕취(欲取), 견취(見取), 계금취(戒禁取), 아어취(我語取)를 가리킨다.
2) 두 성품의 공함(二性空)
問 : 旣言以智爲用者인댄 云何爲智오
答 : 知二性空이 卽是解脫이오 知二性不空하면 不得解脫이니 是名爲智며 亦名了邪正이며 亦名識體用이니라. 二性空이 卽是體라 知二性空이 卽是解脫이니 更不生疑하면 卽名爲用이니라. 言二性空者는 不生有無 善惡愛憎 名二性空이니라.
"이미 지혜로써 작용을 삼는다고 말씀 하셨는데 어떤 것이 지혜입니까?
"두 가지 성품이 공(空)한 줄 아는 것이 곧 해탈이며 두 가지 성품이 공하지 않은 줄 알면 해탈을 얻지 못하나니 이것을 지혜라 하며 또 삿됨과 바름을 요달하였다고 하며 또 본체와 작용을 안다고 하느니라. 두 가지 성품이 공하다고 하는 것은 있음과 없음, 선과 악, 사랑함과 미워함이 생기지 않는 것을 일러 두 가지 성품이 공하다고 하느니라."
≪강설≫
‘두 가지 성품에 공하다’함은 두 가지에 치우침을 떠나서 두 가지를 함께 부정함을 말하는 것이니 곧 중도를 정등각 함을 뜻하는 것입니다. 본체는 定으로서 쌍차이며 활용은 慧로서 쌍조입니다. 이 둘을 함께 거두어 쌍차쌍조라 하기도 하고 定과 慧라 하기도 하며, 止와 觀이라 하기도 하고 體와 用이라고 하기도 하는 것이니, 표현은 다르지만 전체가 두 가지 치우침을 떠나서 두 가지 성품에 공한 중도를 말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성품이 공해버리면 일체의 치우친 견해가 떨어지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으며 견성하지 않으려야 견성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것이 곧 돈오입니다.
☞두 가지 성품이란 양변 혹 양면이라 한다. 즉 우리의 모든 번뇌라고 하는 것은 이 두 가지 양면성의 부딪침이며, 거기에 욕심이 더해져 정도가 심해져 무명업장이 증장라여, 본래 부처인 그 곳에서 멀어져 우리가 돌아가야할 것을 잊어비리고 사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개개인이 태어난 고향을 오랫동안 떠나 연고가 없어져 버리면 가야할 필요성이 없어져 아련히 나의 기억의 향수로만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본래 성품인 청정한 바탕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이 두 양면의 분별을 쉬어서 본래가 없다는 것을 증득할 때, 견성이고 돈오며 해탈이 되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는 두 가지 성품이 또한 공하게 되어 마음에서 무소유의 청청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兩邊
있는 것만 알고 없는 것은 모르는 것, 없는 것만 알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 움직일 줄만 알고 멈출 줄 모르는 것, 멈추어 있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 줄줄만 알고 받을 줄 모르는 것, 받기만 하고 줄 줄 모르는 것; 일만하고 쉴 줄 모르는 것, 쉬기만 하고 일하지 않는 것; 모으기만 하고 쓸 줄 모르는 것, 쓸 줄만 알고 모을 줄 모르는 것; 누워 있기만 하고 일어날 줄 모르는 것, 서 있기만 하고 누울 줄 모르는 것; 옳은 일만 할 줄 알고 그른 일은 할 줄 모르는 것, 그른 일만 할 줄 알고 옳은 일은 할 줄 모르는 것; 착한 일만 할 줄 알고 나쁜 일은 할 줄 모르는 것, 나쁜 일만 할 줄 알고 착한 일은 할 줄 모르는 것, 사람을 만날 때 나쁜 점만 보이는 것 등
있고 없는 것은 한 뿌리에서 나온 것이요, 예쁘고 추한 것도 같은 종자요, 옳고 그른 것도 한 성질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바르고 굽은 것도 한 뿌리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말이다. 즉 있는 사람은 없을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없는 사람은 있을 수 있는 성질이 있으며, 착한 일과 나쁜 일도 같은 성질에서 나오는 것이니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인색하고 후한 성질도 같은 성질에서 나오는 것이니, 인색한 사람이 후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후한 사람이 인색한 사람이 될 수도 있으며, 실패한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성질도 가지고 있고, 성공한 사람이 실패할 수 있는 성질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이 일종(一種)의 원리인데, 한 쪽으로 치우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것이 같은 종자라는 것을 알 수 없다는 말씀이다.
◆오매일여(寤寐一如):숙면일여(熟眠一如, 숙면 속에서도 같다)
*숙면:램수면의 상태
램수면이 우리가 잠드는 과정에서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자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어떠한 영향이나 상태를 미치는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램수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근육이 완전히 이완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신체는 아무런 힘이 들어가지 않지만, 뇌는 활성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생리적으로는 완전히 깨어있으며 호흡 및 심박활동도 깨어있을 때와 유사합니다.
우리가 꿈을 꾸다보면 꿈은 아주 선명한데 몸은 움직여지지 않을 때가 간혹 있는데요, 이때가 램수면 상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램수면 상태에서는 뇌파가 억제되지 않기 때문에 꿈을 생생하게 꾸는 것이 특징입니다.
논램수면일 때에는 깊게 잠이 푹 들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신체근육의 이완뿐만 아니라 몸 상태도 이완상태입니다. 논램수면일 때는 우리의 뇌도 휴식 중이기 때문에 꿈을 꾸더라도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뇌가 휴식을 취하는 단계가 바로 논램수면 상태일 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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